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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에겐 아직은 BO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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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댄서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꿈의 무대

2023년 대회 준우승은 한국의 플로우엑셀


얼마전 일본 오사카에서 세계적인 브레이킹 팀배틀 대회인 <배틀 오브 더 이어 (Battle of the Year, BOTY)> 가 열렸다. 한국 팀으로는 유일하게 플로우엑셀(FLOWXL)이 참가했다. BOTY는 본선과 토너먼트의 경기 방식이 다른 대회다. 각 팀이 준비한 퍼포먼스로 본선을 치른 후, 상위 점수를 차지한 8개팀이 토터먼트를 시작하는 형태다. 


플로우엑셀은 브레이킹에 집중해 깔끔한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높은 점수를 받아 깔끔하게 8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8강에서는 대만의 헨타이 유니티 (Hentai Unity)를 만나 5:0으로 승리했고, 4강에서는 네덜란드의 러기드(Ruggeds)를 만나 3:2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결승에서는 난적 러시아의 프레데터즈(Predatorz)를 만나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한국 팀이 우승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최근 세계대회를 휩쓸고 다니는 러기드의 정예멤버를 만나 명승부를 펼치며 승리한 것은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BOTY는 1990년 독일에서 처음 시작된 대회다. 브레이킹계에서는 제일 오래된 대회이고, 제일 유명한 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레드불 비씨원(Red Bull BC One)의 명성이 해가 갈수록 올라가고 있지만, 그 이전에는 BOTY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청팀을 제외하면 한 나라당 한 팀만 출전할 수 있었고, 토너먼트의 기회는 퍼포먼스 배틀을 통과한 상위 2~4개 팀에만 주어졌다. BOTY에 출전하는 것, 나아가 배틀을 해보는 것이 여러 비보이들에게는 꿈이자 버킷리스트였다. 


물론 이렇게 유명한 대회라고 해도 항상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매년 비슷한 팀들이 출전하고, 비슷한 전개가 진행되다 보니 대회의 인기가 점점 시들어갔다. BOTY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자신들이 고집하던 토너먼트 방식에 변화를 주었다. 우선, 퍼포먼스의 비중을 줄이고 팀배틀의 허들을 낮췄다. 최근 열린 BOTY의 본선 토너먼트에 8개의 팀이 참가했던 이유다.


장소도 바꿨다. 독일에서 프랑스로 옮겼고, 얼마 전부터는 브레이킹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일본으로 다시 한번 자리를 옮겼다. 2022년 월드파이널은 오키나와에서, 2023년 월드파이널은 오사카에서 열렸다. 대형 컨벤션 센터인 인택스 오사카에서 열린 이번 2023년 대회는 규모와 관객의 숫자 모두 ‘BOTY’라는 거대한 이름에 걸맞은 수준이었다. 




BOTY는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꿈의 무대로 꼽힌다. 아무나 참가할 수 없고, 참가한 모든 팀이 브레이킹 배틀에 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리지널 팀배틀의 모습을 간직한 몇 안 되는 대회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각 팀의 라운드 제한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팀 배틀의 운영을 MC에게 맡기는 것이다. 그래서 배틀 시간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MC가 배틀을 먼저 끝낼 수 있고, 반대로 더 늘릴 수도 있다. BOTY에서만 볼 수 있는 올드스쿨의 풍경이다. MC라는 단어가 지닌 오래된 뜻 중 ‘Move the Crowd’가 있다는 걸 생각해 보면 재밌게 다가오는 지점이기도 하다. 


수많은 세계 대회가 나타났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간 브레이킹 씬에서 BOTY가 상징하는 바는 여전히 대단하다. 3:3, 4:4 등 댄서의 숫자를 제한하는 형태의 대회가 유행하는 지금, 한 크루의 모든 멤버가 출전해 경쟁을 펼치는 모습은 오히려 더욱 귀하게 다가온다. 올드스쿨의 다른 이름은 전통이고, 전통은 하루아침에 이룰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에겐 아직도 BOTY이고, 앞으로도 BOTY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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