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저는 아직도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요” - 비보이 홍텐 CONTENTS - 더트 DI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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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저는 아직도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요” - 비보이 홍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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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텐은 대한민국 스트릿 댄스의 역사를 논할 때 결코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20년간 한국의 브레이킹을 굳건히 지켰고, 올해도 아시안 게임과 레드불 BC One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기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올 한 해를 쉼 없이 보낸 홍텐을 만나 더트가 이야기를 나눴다. 홍텐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 플로우엑셀 크루, 도봉구청 브레이킹 실업팀, 레드불 올스타, 그리고 브레이킹 국가대표를 하고 있는 홍텐입니다. 하다 보니 소개하는 게 하나씩 늘고 있네요.


Q. 플로우 엑셀에서는 무엇을 담당하고 계신가요?

- 플로우엑셀에서 제가 어떤 걸 담당하고 있을까요… 역시 군기 담당! 저랑 신광(루키)이 주로 뭔가를 하자고 독려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아무래도 마음이 착한 신광 보다는 제가 더 많이 얘기를 하는 편입니다.


Q. 은메달리스트도 됐고 레드블 3회 우승도 해내셨는데요. 모든 일정이 다 끝나고 난 뒤 어떻게 지내고 계셨나요?

- 지금까지도 쉬고 있는 기분이에요. 더 쉬고 싶어요. 피로감이라고 할까요? 배틀을 끝난 후 느껴지는 배틀의 독기가 있는데, 육체적으로는 풀렸지만 심적으로는 풀리지 않은 기분이에요. 더 쉬고 싶고, 밸런스도 찾고 싶은데 몸이 저항하고 있어요.




Q. 이번 레드불 배틀이 참 재밌었어요. 1라운드 레고쌤과의 배틀도 그랬고, 2라운드 키드 카람과의 배틀은 스코어가 아슬아슬했죠. 배틀 전 분위기는 어땠나요?

- 배틀 전에 몸을 풀고 있는데 레고쌤이 오더니 주먹을 불끈 쥐며 ‘최선을 다 할 거야’ 라고 하더라고요. 멋있게 서로 파이팅하자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저도 ‘미투!’ 했죠. 실제로 제 전략도 16강은 가장 센 걸로 하고 뒤로는조금씩 약한 걸 배치하는 거였거든요. 그렇게 만약 결승까지 간다면, 결승 전략은 ‘될 대로 되라!’ 였고요. 실제 라운드 때 보니, ‘레고쌤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키드 카람도 그랬죠. (키드 카람은) 1 라운드 때 그렇게 기술을 많이 쓰고도 저와의 경기에서 좀 더 터뜨리더라고요. 레고쌤이랑 키드 카람의 첫 라운드는 둘 다 무섭긴 했어요. ‘잘한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러다 지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런 순간마다 지난 아시안게임 때 심리 선생님에게 들었던 마인드가 절 다잡아 준 것 같아요. 이 배틀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고, 준비한 걸 다 보여주자는 마인드요.


Q. 잠깐 삐끗하셨으면 결과가 달랐을 수도 있겠어요. 레고쌤과의 배틀에 대해 더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 레고쌤 잘해요. 은근히 잘해요. 말레이시아 최고잖아요. 배틀이 결정된 후인 금요일 밤에 레고쌤 영상을 집중적으로 찾아봤거든요. 벨기에에서 했던 대회랑 대만에서 한 것들 등등 여러 가지를 봤는데,. 필살기처럼 보이는 기술이 몇 가지 있었어요. 저와의 배틀 때 할 것같다는 느낌이 왔어요. 근데 진짜 그걸 하더라고요.




Q. 홍텐 님의 배틀을 보면 구성이 복잡하고 기술이 다양한데요. 결승전에서도 시그니처가 끊이질 않는 걸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옛날 레드불은 결승전을 5라운드씩 하기도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준비하시는 건가요?

- 사실 (그 쯤 되면) 할 게 없어요. 이기려고 다 쓰고 올라왔는데요.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어떤 비보이들은 발전하기도 해요. 정말 프리스타일로 하다가 갑자기 평소에는 생각 안 했던 무브가 탁 튀어나오면서 발전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좀 유치한 만화 같은 이야기인데요. 저도 그런 경험이 좀 있어요. 어렸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가끔 느껴요. 나도 모르는 어떤 프리즈가 대회에서 꽂히면 그 뒤로는 연습할 때도 갑자기 잘 돼요. 갑자기 감을 알았다는 느낌? 그럴 때 ‘내가 아직도 배틀에서 성장할 수가 있구나’라는 걸 느끼기도 해요.




Q. 레드불 월드 파이널 전 인터뷰를 보면 홍텐 님도 그렇고, 필 위자드도 그렇고 결승에서 만나고 싶은 상대로 서로를 꼽았어요. 그렇게 실제로 만났는데, 기분이 어떠셨나요?

- 이 이야기를 하려면 작년으로 가야 해요. 저희가 나갈 수 있을지는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필 위자드한테 결승에서 너랑 만나면 좋겠다고 장난식으로 얘기를 했어요. 그러다가 올해 초 일 때문에 캐나다에 가서 필 위자드와 또 얘기했는데. 그때는 각자가 나가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서로의 출전 여부를 알지는 못하고 있었거든요. 대화하다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알게 됐고, ‘결승에서 만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또 했죠. 결과적으로 월드파이널 대진표가 나온 후, 정말 잘하면 만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실제 배틀 때는 서로 계속 응원하고 있었어요. 위기는 4강 필 위자드와 잇신의 배틀이었어요. 잇신이 너무 잘해서 잇신이 올라갈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필이 올라가는 걸 보고 ‘필이 대단하긴 하네’ 라는 생각을 했죠. 남은 건 저였어요. 대니 댄만 이기면 이제 필 위자드랑 만날 수 있겠구나 싶었죠. 어쨌든 배틀이 잘 돼서 백스테이지 들어가자마자 필이랑 ‘됐다!’ 하면서 같이 기뻐했죠. 그때 사실 (심적인) 파이널이 끝났던 것 같아요. 이제 됐으니까, 이제 재미있는 배틀 남겨보자고 했죠.




Q. 결승전 때 보니 필 위자드가 가방에서 우노 카드를 쓱 보여주길래 ‘새로 나온 캐나다 개그인가?’ 싶었어요. 도대체 왜 결승전에서 우노 카드를 꺼낸 걸까요?

- 우노 자체랑은 아무 상관도 없지만, 저희가 계속 우노를 하고 놀긴 했어요. 레드불 투어에 가서도 클럽 가서는 사람 바글바글대는데 비집고 공간 만들어서 우노 치고 놀았죠. 그랬더니 주변에 있던 프랑스 사람들이 ‘얘네 우노하고 있잖아!’ 하면서 영상 찍고 그랬어요. 그때 장난삼아 이런 대화도 했어요. 필이 본인는 레드불에서 우승한 적이 한 번도 없으니, 레드불은 자기가 우승하고 싶다고요. 그러면 저는 WDSF 우승한 적 없으니 서로 대회에서 만나면 져주자고 장난을 쳤죠. 근데 장난은 장난이에요. WDSF에서 만나면 필 위자드가 절대 강자죠.




Q. 이번 2023년 레드불 대회는 어떻게 출전하게 되셨나요? 레드불 올스타라고 해도 마음대로 나갈 수 없는 대회잖아요.

- 올해 초 파리에서 레드불 월드 파이널 어나운스먼트 파티가 열렸어요. 저는 익스비션 배틀로 초대를 받아 가게 됐죠. 원래는 멘노랑 하는 거였는데, 멘노가 부상이라고 해서 못 하게 됐어요. 그래서 저랑 필이 팀을 하고, 라겟과 주프림이 한 팀으로 배틀을 하게 됐죠. 저희 플로우엑셀 연습실에 자주 놀러 오는 토니 오라는 친구가 있어요. 레드불 프랑스에서 일하고, BC One 관련해서도 일하는데, 갑자기 메세지로 요새 부상은 어떤지 묻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왜인지 모르겠지만 ‘괜찮아. 너 오늘 배틀 오지? 와서 한 번 봐봐. 네가 보고 결정해’ 그랬어요. 괜찮다고 하면 올해 와일드카드를 다시 줄 것 같단 느낌이 들었거든요. 근데 저 스스로도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게, 그 배틀을 제가 잘했어요. 토니한테 딱히 답장은 없었지만, 얼마 뒤 와일드카드를 하자고 레드불에서 연락이 왔죠.




Q. 이번 레드불 월드파이널을 보는데, 홍텐 님이 레드불 무대에 올라오는 모습이 무척 편안해보였어요. 바이브부터 다른 배틀이랑은 다르게 느껴졌어요. 홍텐 님에게 레드불 무대는 어떤 의미인가요?

- 이번에 정말 신기하다 싶었던 게 하나 있어요. 제가 긴장을 하나도 안 했어요. 제가 긴장 안 한 걸 중간에 깨달았으면 그때라도 긴장했을 것 같은데요. 긴장 안 했었다는 걸 대회 다 끝나고 다음날쯤 깨달았어요. 저에게도 좀 미스터리 같은 일이었어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하면 다른 대회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어요.




Q. 사실 이번 대회에서 긴장을 안 해야 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대니 댄’이지 않을까 싶어요. 대니 댄한테는 이번 월드파이널이 홈그라운드였잖아요.

- 대니 댄과 배틀에서는 제가 대니 댄한테 먼저 나오라고 그랬어요. 옛날에 로니한테 ‘홈 그라운드’ 사인이 뭔지 배워서 그 사인 보여주고 그랬죠. 그 전 배틀까지는 제가 먼저 나갔는데, 대니 댄한테는 먼저 나가고 싶지 않았죠. 그렇게 배틀을 마친 후 나와보니 릴루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릴루랑 대화하다가 ‘대니 댄 홈 그라운드라 많이 걱정했다’라고 이야기했더니, 릴루가 당당하게 ‘여기 BC One은 네 홈이다’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 듣고 보니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죠.


Q. 정말 멋진 말이네요. 근데 릴루도 재밌는 게 홍텐 님 우승했을 때 제일 먼저 카메라에 잡혔잖아요.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정말 당차더라고요.

- 저는 그런 릴루의 모습이 이해돼요. 레드불 대회를 잘 아는 사람은 우승자 발표 딱 되면 바로 올라오거든요. 포인트를 아는 거죠. 근데 릴루가 이번에는 은근히 천천히 나왔어요. 아마도 우리 플로우엑셀이 현장에 있었으니, 팀이 나올 걸 생각하고 살짝 상황을 봤을 거예요. 그런데 아무도 안 올라오니 먼저 올라온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이번 대회 때 무대 밑에서는 펠레지뇨가 계속 이길 수 있다고 응원해 줬어요. 참 고마웠죠.




Q. 이번 파리 대회에는 플로우엑셀의 브레이킹 멤버들이 다 함께 갔어요. FE님은 라스트 찬스 사이퍼에 참여하는 일정이긴 했지만요. 모든 분들이 아마 누구보다 진심으로 홍텐 님의 우승을 기대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런 플로우엑셀은 홍텐 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 일단 크루는 하나의 가족인 것 같아요. 회사를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일하는 동료라고 하기에는 느낌이 다른 것 같아요. 그리고 어렸을 때 만든 크루였다면 중간에 마음이 안 맞아서 다투고 와해되고 했을 텐데요. 오히려 많은 사람을 겪고 난 후 결성된 크루다 보니 어느 정도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라는 확신이 있어요. 플로우엑셀은 저와 같이 한배를 탄, 루피와 해적단 같은 느낌이기도 해요. 처음 목표는 멤버들이 어떻게든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는 거였는데요. 도봉구 실업팀 덕분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여서 괜찮다고 생각해요. 모든 일은 스텝 바이 스텝이니, 이제는 더트 쪽도 더 잘 되고, 손주도 어떻게든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




Q. 곧 플로우엑셀 팀으로 BOTY 대회에 나가잖아요. BOTY를 굉장히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팀이 홍텐 님에게 중요하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준비하시는 걸까요?

-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지금 떠오르는 건, 우리끼리 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기 때문이에요. 함께 춤추고 시간 보내는 모든 게 너무 즐거워요. 그리고 작년에 제가 오키나와에서 열린 BOTY에 갔었는데요. 재미도 있었고 바이브도 좋았어요. 이렇게 재밌는 대회에 저희 팀을 초청해 주었는데, 저는 우리 팀으로 불러주는 거면 너무 좋거든요. 멤버들도 출전에 동의했고, 열심히도 하고 잘하고도 싶어요.




Q. 홍텐님은 과거 스킬즈라는 브랜드도 만들었던 걸 보면 패션에도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스킬즈를 지난 지금은 저희 더트와도 관련이 깊고요.

- 더트는 ‘The Choice is Yours’라는 슬로건도 멋있고, 지금 크게 그리고 있는 모습도 정말 멋있어요. 얼마 전에 릴스를 보는데 더트 옷을 입고 누가 춤추는 영상을 발견해서 보내드리기도 했잖아요. 더트가 씬에 서서히 파고들어 가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더트가 처음 열었던 힙합 프리스타일 배틀도 마찬가지예요. 그때 제 주변에서 정말 좋은 피드백을 많이 들었거든요. 누군가는 저한테 2회 대회는 언제 하느냐고 묻기도 했어요. 진짜 멋있는 행사였다는 느낌이 강해요.




Q. 인터뷰가 막바지인데요. 더트 홈페이지에서 이 글을 보고 계실 분들한테 혹시 한마디 해주실 수 있나요?

- 더 많은 더트의 팬들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플로우엑셀의 팬이어서 더트와 연결되는 방식도 좋지만, ‘더트’라는 브랜드 자체를 먼저 알게 되서 오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더트가 우리 스트릿에서, 힙합 씬 안에서 뭔가 놓치고 있던, 사라지고 있던 것들을 다시 잘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하거든요. 시간은 걸리더라도 천천히 행동으로 보여줄 테니, 계속 지켜봐 주시면 좋겠어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브랜드가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더트는 계속 발전하고 있는 게 보여요.

Q. 오랜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 감사합니다.



*본 인터뷰는 홍텐과 진행한 인터뷰의 요약본입니다. 원문 전문은 2024년에 배포될 ‘DIRT BOOK’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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