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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펠레, 거리를 정복한 가죽 자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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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의 골든 에라라고 일컫는 1990년대와 2000년대를 풍미한 가죽자켓이 있다.

많은 래퍼와 아티스트가 볼드한 레터링과 화려한 디자인의 가죽 자켓을 입고 화보에서, 뮤직 비디오에서, 거리에서 멋을 보이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때 그 가죽 자켓은 여전히 힙합의 또 다른 아이콘으로 남아있다. 가죽 자켓 브랜드 펠레펠레가 만든 그림이다.

펠레펠레는 1978년 마크 뷰캐넌이 만든 가죽자켓 브랜드다. 마크 뷰캐넌은 요즘의 디렉터와는 결이 조금 다른 인물이다. 유행을 따르거나 셀프 PR에 앞서기보단, 좋은 아트워크를 반영한 제품을 만들었고, 거리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곧장 스케치로 만들 정도로 패션에 진심을 쏟았다. 흔한 인터뷰도, 공개된 사진도 거의 없다.

이런 디렉터의 성향처럼 펠레펠레 또한 아무 데서나 구할 수 없는 제품이었다. 펠레펠레는 흔한 백화점이나 쇼핑센터에는 절대 입점하지 않았고, 지역의 편집샵이나 소규모 의류상을 통해서만 유통했다. 백화점이 패션을 그저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보는 게 못마땅했던 탓이다.







당시 뷰캐넌의 펠레펠레는 비싼 브랜드였지만, 구매하지 못할 수준의 가격은 아니었다. 값비싼 가죽자켓 시장에서 자신만의 포지셔닝으로 시장을 공략하려는 의도였다. 펠레펠레의 전략은 시장에서 유효한 효과를 낳았다. 가죽 자켓은 그 시절 성공의 상징이었고, 구매할 만한 가격의 가죽 자켓은 스트릿의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힙합이 전성기를 맞이할 무렵 래퍼들의 니즈와 펠레펠레의 이미지가 조화를 이루며 펠레펠레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뷰캐넌의 패션철학이 담긴 가죽 자켓은 퀄리티가 남달랐고, 여기에 스트릿 패션의 스타일을 담은 아트워크가 더해져 볼드하면서도 눈에 띄는 디자인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힙합과 스트릿에서 펠레펠레의 인기가 반짝 관심으로 그치지 않은 이유는 따로 있다. 여타 브랜드와는 달리, 진심으로 힙합과 스트릿 컬쳐에 대해 존중을 보내고 커뮤니티와 꾸준히 호흡했기 때문이다. 사실 1990년대에 인기를 얻은 브랜드는 펠레펠레 외에도 꽤 많다.

펠레펠레가 달랐던 점은 자신들을 사랑해 주는 고객에 대해 끝없이 분석하고, 그들을 위한 디자인을 만들고, 그렇게 쌓은 매출을 커뮤니티에 재투자했다는 점이다. 자신들이 사랑받은 도시인 뉴욕과 시카고의 이미지를 차용한 디자인을 제품에 녹이고, 당대 힙합 씬을 주름 잡던 바이브, XXL, 소스 등의 매거진에 값비싼 지면 광고를 실었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





래퍼들에 대한 지원도 이어졌다.

펠레펠레는 씬을 꾸준히 지켜보며 자신들의 이미지와 가치관을 대변할 수 있는 신예 뮤지션을 디깅했다. 펠레펠레가 뉴욕의 떠오르는 래퍼였던 캠론을 서포트했던 건 유명한 일화다. 자신들을 서포트하고 사랑해주는 커뮤니티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사랑을 보낸 럭셔리 브랜드를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수많은 래퍼의 뮤직비디오에 펠레펠레의 가죽자켓이 등장했던 건 단순한 유행 탓은 아니었다. 팻 죠, 에이셉 라키, 에이셉 퍼그, 릴 티제이까지, 펠레펠레는 시대를 넘나들며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이렇게 깊이 사랑 받았던 펠레펠레는 2019년 이후 약 4년간 아쉽게도 개점휴업에 빠졌다. 펠레펠레와 거래하던 지역의 편집샵과 소규모 의류상이 상당수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일부 편집샵은 백화점으로 자리를 옮겨 영업을 이어갔지만, 펠레펠레는 그런 업체와는 거래를 지속하지 않았다. 매출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가치관과 맞지 않는 곳과는 영업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었다.





얼마 전부터 영업을 재개한 펠레펠레는 천천히 인기를 되찾는 중이다. 펠레펠레가 떠오른지도 이제 어느덧 30년째. 그 사이 패션 시장의 분위기는 여러번 바뀌었고, 힙합과 스트릿 컬쳐는 이제 하이엔드브랜드와 아무렇지도 않게 협업 콜렉션을 출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스트릿의 이미지를 차용한 하이엔드 가죽자켓이 출시될 때마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펠레펠레의 제품과 디자인을 떠올린다. 지난 시간 펠레펠레가 쌓아올린 오리지널리티의 힘은 어쩌면 우리의 생각보다 더 두텁고 단단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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