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새로운 판을 디깅하다 보면 좋은 음악을 찾고, 그 음악을 틀어서 괜찮은 반응도 이끌어 낼 수 있다. 하지만 이해하지 못한 음악으로 엮어 만드는 플레이는 그저 즉흥적인 감상만 이끌어내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DJ 뿐만 아니라 댄서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그런 댄서를 두고 스킴 리처드는 ‘음악을 제대로 듣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냉정하게 일갈하기도 한다.
이런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건 스킴 리차드가 걸어 온 길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스킴 리차드는 단순히 오래 틀었고, 남들 보다 길게 살아남아서 유명한 DJ가 아니다. 펑크, 소울 디스코, 재즈, 힙합, 하우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디깅하며 감각을 가다듬고, 방대한 아카이브에서 뽑아낸 음악으로 매력적인 믹스셋을 만들어 내며, 지금도 유수의 배틀 현장에서 행사의 규모와 분위기에 걸맞은 음악을 플레이 하기에 유명한 DJ이다. 그가 세계적인 리스펙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